끈기있게 꾸준히…충분한 준비가 관건
리원쟈는 동시통역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끈기’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도 한치의 실수 없이 신중하고 진지한 태도로 통역한다. 통역현장에서 돌발상황이 생기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시종일관 말 한마디마다 신중하게 통역하고 차분하게 임무를 완수한다.
침착하고 차분하며 끈기있게 끝까지 통역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바로 충분한 사전준비다. 각종 분야의 전문용어나 배경지식은 물론 국제행사 참여자와 회의 어젠다 등에 대해서도 반드시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한번은 한중일 지역협력회의에서 통역을 하는데 회의 전에 일본대표단 참석자 명단이 갑자기 바뀌면서 요시다(吉田)라는 사람이 추가되었다. 리원쟈는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에 그 일본인 이름을 한국어로 뭐라고 말하는지 알 수 없었다. 회의가 시작되고 참가자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잔뜩 긴장한 리원쟈는 어쩔 수 없이 그 일본인의 국적과 직책만 통역하고 이름에 대해서는 ‘모 선생님’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당시 긴장한 상태가 계속 이어졌고 회의 내내 통역에 지장을 주었다. 회의가 끝난후 그녀는 사전 준비가 부족한 점을 반성하면서 앞으로 더욱 세심하게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이 직업은 마치 물 위에 우아하게 떠있는 백조가 물 아래서는 물갈퀴로 방정맞게 물을 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